어떤 데이터분석가가 될 것인가?
모든 데이터 분석가는 포커 선수가 되어야 한다.
포커는 불완전 정보 게임이다. 항상 부족한 정보 속에서 확률적 사고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폴드할 것인가? 콜할 것인가? 아니면 레이즈할 것인가? 아웃츠와 팟 오즈, 상대의 핸드 레인지를 고려한 선택이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심지어 프리플랍에서도 승률 계산과 전략 수립, 그리고 실행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정보가 불충분하다. 정보가 100%에 가까워질수록, 그 정보의 가치는 0에 수렴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무한정 기다리며 기회를 놓칠 것인가, 아니면 베팅할 것인가?
데이터 분석가는 어떨까? 큰 회사에서의 경험이 없어서 생긴 편향일 수도 있지만, 항상 새로운 기능, 문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실험을 기획하고, 시간이 지나 데이터를 쌓아 분석할 만해지면 이미 사업 이슈나 외부 상황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끝난 경우가 많다. 조직의 관심이 식은 뒤에 신기한 것을 발견해봤자,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통계를 모른다고 불평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낼 것인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략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너무 많은 데이터 분석가들이 베팅하지 않는다. 그들은 늘 “아직 충분히 모른다”는 답을 내놓는다. 완벽한 데이터셋을 기다리며 뒤에서 팔짱만 끼고 있다. 그렇게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팀 내 크레딧도 깎인다. 결국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에서 멀어지게 된다. 나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베팅해야 한다. 데이터가 방대할 때는 PM, PO, 디자이너 누구나 안정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데이터가 넘치는 상황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무대다. 그 자리를 양보할 것인가?
기술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회사는 항상 새로운 시장과 제품을 추구하고, 그런 환경에서 데이터는 늘 뒤따라온다. 체면을 지키기 위해 입을 다문 고결한 학자가 되기보다는, 길거리 포커 선수처럼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다. 그런 모습이 회사에 기여하는 분석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베이지안 통계를 나의 무기로 삼고 싶다. (아직 잘 못하지만) “베이지안 통계는 어떤 상황에서도 답을 제시합니다.”라는 말이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료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분석가가 되는 그 날 까지.